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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님의 내용증명

경남 ○○군의 군수실에서 정중한(?) 협박 내용증명이 왔다. 주소 하나 딸랑 있고, 전화번호도, 팩스번호도, 이메일 주소도 하나 없으니 회신은 공문 쳐서 등기로 보내야하는 엿같은 시츄에이션.

내용인 즉슨 군수님 관련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나 그것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검색에서 배제해달라는 것. 우리 웹검색은 야후 웹검색 쓴다고.. 그래도 비상시(?)를 대비하여 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손을 볼 수 있기는 한데..

이 양반이 울 회사를 상대로 협박하는 문장은 이러하다: 귀 사는 언론사, 전국공무원노조 및 전국공무원노조 각 지부 등이 ○○군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에서 임의로 퍼 올린 명예훼손 관련 기사 및 게시물들을 계속 “게재”하고 있어 (중략) 본인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시키고 있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성립시키고 있습니다.

… 대체 국어는 제대로 배운 양반인가 싶을 정도로 엉터리 문장 구조이고, 검색 결과 노출을 두고 우리 회사가 해당 글을 퍼와서 서버에 저장하고 사이트에 “게재”했다고 강짜를 부리는 등, 사실관계 파악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분노에 불타오르면서 내용증명을 보내신 것이었다.

그러면서 “5월 25일까지 조치 안하면 책임을 묻겠다”면서 대법원 판례를 하나 붙였는데.. “판례에서 정보통신사업자가 졌으니 내 말대로 안하면 똑같이 조져주갔어”라는 협박이지 뭐. 같잖아서 원.

붙인 판례는 대법원 2009.4.16 선고 2008다53812 판결(손해배상). NHN, 다음, 야후! 코리아가 상고했다가 기각된 그 판결인데, 이거 “뉴스 서비스”에 관한 내용이다. 판시에서는 되려 특정 기사(article)에 대한 인터넷 이용자의 검색·접근에 관한 단순한 창구 역할에 대해서는, “정보통신사업자가 특정한 명예훼손적 기사 내용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선택하여 전파한 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했단 말이지. 그러니까 대충 훑어보고 “아 이거 가지고 협박하면 먹히겠는걸?” 이러면서 기쁜 마음으로 첨부했겠지만, 이 바닥 이런 업무 하는 사람들은 너님같은 사람 원투 보는거 아니고, 이런 사례 원투 경험하는거 아니다. 좀 알고 덤벼줬으면 하고, 난 공문에서 잘못된 판례 첨부에 대해 지적할 것이며, 그거에 대해 토달면 내가 받은 협박 문서 행정안전부나 감사원에 넣고 누가 더 괴로워질지 한번 해볼 심산이다.

나중에 꼴 더러워지면, 공무원이 이래라저래라 상전노릇하는거 절대 못봐주는 놈한테 잘못 걸렸다 치쇼. 내용증명은 그렇다치고 첨부한 판례 때문에 기분 졸라 상했다. 어디서 협박질이야 기분 나쁘게.